강규홍 선생이 데려온 말없는 청년
안국철 형제는 강규홍 선생이 연변으로 파송되어 사역하던 중 데려온 북한 출신 청년이었다. 그는 사역장에 들어온 뒤에도 자신의 고향이나 북한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았는지 거의 말하지 않았다.
강규홍 선생도 국철 형제의 과거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국철 형제는 말수가 적었고, 맡겨진 일과 훈련을 거부하지 않은 채 시키는 대로 성실하게 따랐다.
3기 · 중국 1차 사역
중국 1차 사역 / 강규홍 선생 사역장, 3기
3기 · 사역 기록
말없이 자라 말씀을 전하는 북한 선교사로 세워진 사람
안국철 형제는 강규홍 선생이 연변으로 파송되어 사역하던 중 데려온 북한 출신 청년이었다. 그는 사역장에 들어온 뒤에도 자신의 고향이나 북한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았는지 거의 말하지 않았다.
강규홍 선생도 국철 형제의 과거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국철 형제는 말수가 적었고, 맡겨진 일과 훈련을 거부하지 않은 채 시키는 대로 성실하게 따랐다.
사역장에는 갈등을 일으키거나 병으로 쓰러지고,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만난 형제들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다급한 사람들에게 먼저 향했다.
국철 형제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늘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훈련을 따라갔기 때문에 오히려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동안 국철 형제는 말씀 안에서 훌쩍 성장했다. 강규홍 선생의 사역장에서 성경을 백 번 이상 통독했고, 기도와 암송을 비롯한 모든 훈련 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했다.
조용히 반복한 훈련은 그의 안에 일정한 수준의 성경 지식과 말씀을 이해하는 힘을 쌓아 주었다. 밖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그의 내면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표정훈 목사님이 사역장을 방문해 영성 강의를 했을 때 국철 형제의 성장이 드러났다. 그는 다른 형제들 못지않게 영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표정훈 목사님도 국철 형제의 남다른 집중력과 이해를 알아보고 많이 칭찬했다. 평소 말이 없고 눈에 띄지 않던 청년 안에 깊은 말씀의 토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모든 훈련을 마친 국철 형제는 3기생 선생들과 함께 화산에 올라 북한 선교사로 임명받았다.
성경 백 독과 공동체 훈련을 묵묵히 견딘 사람이 복음을 전할 선교사로 세워진 것이다. 과거를 거의 말하지 않았던 조용한 청년은 말씀으로 준비된 새로운 삶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화산에서 임명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3기생 선생들이 차례로 설교했다. 그때 국철 형제는 또랑또랑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성경 말씀을 전했다.
그의 설교에는 조용히 쌓아 온 통독과 훈련의 열매가 담겨 있었다. 말씀을 전하는 모습을 보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동안 스스로 참 잘 자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잘 세우고 키워야 할 일꾼이라는 기대도 생겼다.
국철 선생은 북한 선교사로 임명된 뒤 사역을 시작할 때를 기다리며 서안에 머물렀다. 그러나 실제 사역에 들어가기 전에 중국 공안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되었다.
서안의 사역장들이 체포될 때 국철 선생도 함께 붙잡혔고, 결국 북한으로 북송되었다. 말씀을 전할 준비를 모두 마쳤지만 중국에서 자신의 사역장을 열어 보지는 못했다.
북한으로 끌려간 뒤 국철 선생과의 연락은 끊어졌다. 다시 중국으로 넘어왔지만 사역자들을 찾지 못한 것인지, 북한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철 선생은 큰 사건보다 묵묵한 성장으로 기억되는 사람이다. 언젠가 이 기록을 보게 된다면 다시 공동체를 찾아오기를 바라며, 어디에 있든 배운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고 있기를 기도한다.